"…여러분!
지금 졸업을 앞둔 친구들도 있고, 몇 학기가 지난 뒤 졸업하는 친구들도 있겠죠. 여러분은 모두 어려운 시기에 졸업하게 될 거예요. 사회에 나가면 취업 뿐만 아니라 여러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앞으로 여러분은 수많은 장벽 속에서 몇 번의 “아니다”라는 말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우리 세대는 경험하지 못한. 만약 누군가가 내게 반복적으로 “아니다”라는 말을 하면 내 자존감은 엄청 깎아지죠.
또 내가 쓸모 없게 여겨지고. 여러분이 가슴에 담아두고 하지 못하는 이야기가 많죠.
그래도 여러분, 이 시기를 잘 버텨 나가기 위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수많은 후배님들, 제 수업에 들어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수업에서 별로 배울 것도 없는데…(웃음) 그런데 여러분들에게 한 가지,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 만큼은 당부하고 싶어요.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
자기 자신의 가치를 믿어야 한다는 것.
나의 존엄이 있어야만 타자의 존엄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을 의심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충분히 넘치고도 남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기 스스로만은 다 해낼 수 없어요.
주변에 도와줄 사람,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세요.
혼자서는 이 세계를 버텨낼 수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여러분들은 제 사회 선배가 될 거예요. 저는 세상이 무서워서 상아탑 밖을 나가지 못했어요. 언제나 한 발을 상아탑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몇 년 뒤, 여러분들이 절 보게 되면 세상이 뭔지 가르쳐주세요. 저도 여러분들에게 세상이 뭔지 좀 배우고, 그러면서 여러분과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선배라고 표현해 왔지만 저는 여러분들에게 그냥 동네 형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여러분들에게 바라는 정도는 딱 그 정도입니다. 저는 단 1도도 여러분보다 낫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거듭해서 당부하지만, 여러분은 모두, 정말 이 세계에 의미 있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의심하지 마세요.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사람을 찾으세요.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사람이 필요할 때, 그런데 도움을 줄 사람이 없을 때, 뭐라도 제가 도움이 될 것 같으면 연락해주세요.
마지막으로 제가 학기 끝마다 여러분에게 이 말을 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 왔는데요, 제가 경상도에서 커서 이 말을 하는 법을 못 배웠어요...(웃음)
늘 사랑합니다 여러분.
이 교실에 와 주어서 고맙고요, 만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어 여러분에게 좀 더 많은 걸 줄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 학기 동안 너무 수고하셨고요, 남은 학기 잘 정리해서 좋은 성과 가져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늘 여러분 옆에 있겠습니다. 여러분이 필요할 때 꺼내 쓰는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여러분. 다음에 또 봅시다.”
여지껏 학교를 다니며 마음이 이렇게 여리고 따뜻한 교수님은 처음이었다. 실제로 보지 못한 제자들, 후배들을 위해 눈물을 보이셨다. 원하는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 세상으로부터 수많은 거절을 당할 때 한번 씩 이 글을 꺼내보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